타래가 길어져 부득이하게 외부링크를 첨부합니다. 가독성을 위한 것이므로 편하게 읽어주시길 바라며, 타래 멘션으로 이어주셔도 괜찮습니다. 캐릭터의 말과 행동에 불편했거나 곤란하셨다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좋은 하루되시길 바랍니다!

 

 


 

 (눈동자가 정처 없이 흔들린다. 고민 상담을 빙자하여 궤변을 늘어놓았으나, 이전처럼 저 앞의 이즈미에게 반박할 수 있는 수단도 반론할 수 있는 이견 또한 없었다. 납득했으나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단언할 수 있다.) 그, 그래서 어떻단 말입니까⋯? (꼴사납게 떨린다.) 저는 원래 이런 사람입니다. 이미 신임을 잃었는데  그 집단에 포괄될 수가 있겠습니까? 학생회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면, '학생회가 혼쇼 사나기를 받아들였기 때문이야.' 보다는 '당연히 혼쇼 사나기겠지. 걔 말고 또 누가 있겠어?' 라고 단정짓지 않겠습니까. 설령 제가 그 주체가 아니더라도요. 애, 애초에 인식의 방향을 집단으로 꺾어버린 사람의 잘못이 아닙니까? 나 참, 바보 같습니다. 사실 문제였던 건 저인데 말입니다! (소리치며 스스로 본질을 흐린다. 이즈미의 의도를 이해했음에도 앎으로 직결되지 않는다고 부정한다. 마른기침에 일순 침묵.)

 ⋯아니, 아니다. 이 혼쇼 사나기의 오판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 고민 상담이니, 하소연이니 뭐니 옛날부터 이기적이었네요⋯. 선배가 말한 집단의 무게를 이해하지 못한 건 아닙니다. 제가 속한 곳의 사람들이 걱정되는 건 사실이에요. 그러니 이제는 괜찮아요, 더 이상 어울려주지 않으셔도. 괜히 선배의 이미지까지 실추될까 봐 두렵지 않으냐 묻는다면 저는 대답하지 못합니다. 여태까지 선배를 붙잡아서, 제멋대로 굴어서 죄송했어요. 이젠 안 그럴 테니 안심해주세요. (어떡하지, 역시 아직 철이 든 게 아닐지도 모르겠어요. 뒷걸음질친다. 아주 사소한 실수를 저지른 것처럼 멋쩍은 듯이 웃는다.) 

 하지만요, 반발심을 가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모두가 그를 철저히 지킵니까? 예, 보통의 사람들은 죄를 저지르는 것을 기피하죠. 실제로도 잘 지켜내고 있다고 믿습니다. 범법자가 되고 싶은 사람은 드뭅니다. 그러니 규칙을 부정하지도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응하는 이들이 생겨나는 건 무엇 때문입니까? 옳은 것임을 알고 있음에도 사소한 욕심과 충동, 찰나의 일탈을 참지 못해서 그런 것입니다. 해서는 안 될 걸 알고 있는데! 시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그 의도가 전달되지 않는다면 의미가 있겠습니까. 아,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아요. 저는 시 같은 것이 죽도록 싫은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엇하나 제대로 보려고 하지 않았다. 이성적으로도, 객관적으로도 생각하지 않고 도망치는 데에만 집중한다. 본질과 마주하면 과거부터 행해왔던 것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괴로워서, 앞으로의 불안한 길을 향해 가는 게 무서워서, 그걸 견딜 자신이 없었다.) ⋯선배를 비롯해 남에게 충격을 주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모두가 좋으니까요. 선배도 그렇고, 이 히노데 마을의 아이들도 그렇고 싫어한 적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공격으로 느껴지지만 않으면⋯ 괜찮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비루한 거짓말을 한다.)

 

어쩌면요, 누구도 감히 넘볼 수 없게 된다면 이 상황이 나아지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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