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을 마주보기엔 너무나도 어렸던 우리들의 여름에게
공개란
[ 나타났다, 마귀 할아범! ]
너, 너어, 너, 잠깐, 지금 아직 점심시간이 한창인데 밖으로 나가고 있는 거야? 담장을 넘어서?! 이 신성한 학교에서 무슨 일이지? 당장 내려와, 안 그러면⋯⋯⋯ ,
“ 내 손에 죽는 줄 알아!!!!!!!!!!!!!!!!!!! ”
외관
빛을 받아도 옅은 갈색 빛이 감돌까 말까 한, 짙은 흑색의 머리카락이다. 흐트러져 여기저기 말리고 꼬일 법도 한데, 태생부터 그러한 것이었는지 차름하게 가라앉은 것이 눈에 띄는 모양새다. 살짝 올라간 눈매에는 고동색과 금색이 섞인 눈은 형형이 빛나고 있으나 은색 테의 안경이 그 냉한 인상을 중화시킨다. 항상 인상을 쓰고 다니느라 미간에 짙게 서린 주름은 일상이 되었고.
규율, 규칙, 규범 절대 엄수. 그 혼쇼 사나기가 교복을 제대로 갖춰 입고 다니지 않을 리가 없다. 카나에루 고교의 교복을 모두 단정히 갖춰 입었으며 성장기임에도 그 크기가 딱 맞아 어우러져 단정한 태가 띈다. 혼쇼 사나기답다. 그 위에는 따사로운 햇볕을 피하려고 얇은 남색의 하오리를 걸치고 있는 것 또한 혼쇼 사나기의 포인트겠다. 하지만 화 많은 성정 탓에 혈액 순환이 잘 돌고, 혈색이 돌고, 어쩌고저쩌고⋯. 안 그래도 해 피하기 위해 겉옷까지 걸쳐 입은 마당에 몸까지 쉽게 뜨거워지는 성질을 가졌으니 더워 죽겠다는 거다. 그 아래로 쿨목토시, 쿨토시 등을 입어 나름대로 온도를 조절 중이라는 모양. 그 아래로는 짙은 갈색의 가죽 구두로 장식한다.
이름
혼쇼 사나기 / 本書 佐柳
학년 / 나이
1학년 / 16세
동아리
학생회
남의 이야기를 들을 때에는 노려보다시피 쳐다보는 것은 기본이요, 발언할 사람이 있느냐 물어보았을 때에는 당시 옆을 지나가던 3학년의 다케다 선배는 귀가 먹어버리는 줄 알았단다. 질문을 쏟아 붓던 혼쇼 사나기의 목소리가 너무 커서.
입학식으로부터 나흘 정도가 지났을 즈음, 학생회 선배들이 기억할지는 모르겠으나 교문 앞에서 서 있는 학생회의 모습은 정말이지 동경 그 자체였다. 교내에서 가능한 범위 내에 행사 등을 개최하고 총괄하는 곳이라니. 법칙이나 규율을 중시하며 그것을 바로 잡는 동아리가 있다니! 나도 저곳에 소속되고 싶었다. 학생회가 되고 싶었다. 학생회만 보이면 눈을 부라리고(나름대로 인사하고 싶어 간을 보는 참이었다.), 한껏 인상을 쓴 채 교문을 지나가는가 하면(어떻게 학생회에 들어갈 수 있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눈앞에서 들고 가던 프린트물을 엎어버린 적(모 드라마처럼 로맨틱한 계기를 만들고 싶었을 뿐이다.)도 있었다고. 무언가를 꾸며내는 것에 익숙지 않은 혼쇼 사나기가 별짓을 다 저지를 정도로 진심이었다는 의미기도 하겠다.
혼쇼 사나기가 학생회 소속이 된 것은 지금의 2~3학년의 선배가 그 행보들 속에서도 다행히 들여보내 준 덕분이다. 또, 그 계기를 마련해준 덕도 빼놓을 수가 없겠다. 현재 위치한 임원직으로는 선도차장. 학생회만 보면 부라렸던 눈을 복장 불량인 학생을 잡기 위해 써먹고 있다는 듯.
*선도 차장이라는 설정이 어렵다면 합격자 발표 후 편히 말씀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UU
성별
시스젠더 남성
키 / 몸무게
176cm / 보통
성격
까다로운
검은색의 각이 잡혀 있는 필통은 무조건 책상의 우측 상단에, 꺼내두는 펜은 검은색과 빨간색 볼펜 두 가지. 필통의 지퍼는 무조건 닫아 두어야 하며 교과서와 필기 노트는 순서대로 좌측 우측에 자신과 3cm 벌어진 곳에 두어야 하는 것까지.
규율, 규칙, 규범 절대 엄수. 인생의 모토는 ‘바른 세상을 만들자.’ 기민한 인상처럼 행실 또한 섬세한 편에 속하는 사람이다. 좋게 말하여 꼼꼼하다 할 수 있지, 대체 누가 그를 좋게 볼 수가 있겠는가? 저번 가리가리 군 봉지를 길바닥에 떨어트린 것을 목격당한 41세 옆집의 타케루 씨, 안타깝게도 한여름날 사나기에게 붙잡혀 쓰레기 투기라는 명목하에 39분 동안 설교를 들었어야 했을 정도이니 말이다. 소위 말해 혼쇼 사나기의 까다로운 성격은 단순히 체계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세상의 모든 규칙을 지키려고 든다는 점에서 시작된다. 사회에서 정하기로 만들어진 법부터 시작해서 교내에서 지켜야 할 교칙, 동급생들끼리 맞춰 나가고자 한 학급 규칙, 자신이 정해놓은 아침 시간의 패턴 등⋯. 규칙이라는 범주 안에만 있다면 사나기는 그 모든 걸 준수하려고 든다.
오지랖
이 혼쇼 사나기가 규칙을 좋아하든, 말든 애초에 우리가 신경 쓸 부분은 아니었다. 스스로 앞가림을 못하는 것도 아니고 알아서 잘 살겠지. 하지만 안타까운 것이⋯ 바로 오지랖 하나가 그렇게 극심하다는 점이다. 그 소문의 ‘제가 불량한 것도 못 참지만, 남이 불량한 건 더 못 참습니다.’의 주인공. 그렇게 널리 퍼질 정도로 대단한 건 아니고, 혼쇼 사나기와 그 주변인 정도에서나 화제가 됐다. 히노데 마을의 사람끼리는 서로 간 안면이 있고, 지내온 세월도 길 테니 편하게 한 것이겠지만 소문이라는 것이 원래 그럴듯하게 와전되지 않나. 난데없이 입학식 날 잠깐 타이를 풀어둔 선배에게 교복을 제대로 갖춰 입으라며 그렇게 말했단다.
저 규범 좋아하는 성질 탓에, 그리고 오지랖 넓은 성정 탓에 초면인 사람에게도 서슴없이 툭툭 핀잔을 준다는 것이 문제다. 내가 이렇게 지적해주는 것은 훗날 너를 위한 것이며 원래 이러한 규칙 자체가 지키라고 있다는 어쩌고저쩌고 잔소리, 잔소리⋯. 저 어린 것이 마루에 앉아 파리채를 들고 부채질하시며 ‘오늘 비 오니까 우산 챙겨가라~!’ 소리치는 할아버지와 같은 태도로 일관하는 것이 그렇게 웃겨 보일 수밖에 없다. 점심이 맛없다는 핑계로 학교 밖으로 몰래 탈출하던 학생들을 안마 봉 하나만 쥐고 쫓는 것은 일상이요, 사람 가릴 것 없이 풀어진 타이만 보면 손수 묶어준다는 일화는 끊이지가 않는 것이 이 혼쇼 사나기렷다.
다혈질
그 오지랖 넓은 면모는 혼쇼 사나기의 다혈질을 극대화하기 알맞은 장작이다. 조금이라도 자극을 받는다면 세상 떠나가라 노발대발, 겁먹었느냐 묻는다면 그럴 리가 있겠느냐고 돌진하는 본능 하며⋯.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은 제때, 할 수 있는 건 가능한 한 빨리빨리. 성질이 급하여 사소한 일에도 버럭 하기 일쑤라는 것이다. 혹자는 순간 욱하는 감정을 잘 못 참기 때문도 있겠다. 발화점이 낮은 탓에 쉽게 화를 내며, 또한 진심이 아닌 일시적인 기분에 더 가까우므로 그 정도를 잘 제어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 전말. 다혈질이라는 것이 성급하고 인내력 부족하여 발생하는 일이니까. 학교 밖으로 몰래 도망치던 학생들을 안마 봉 하나 든 채로 고래고래 쫓아가는 것 또한 이 성질에서 발화되었다. 한 번 지핀 불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타오른다. 누군가를 꾸짖기 위해서도, 그 호승심에서도 그러했다.
이 특성 탓에 남에게 잘 휘말리고는 한다. 혼쇼 사나기, 겨우 이 정도도 못하는 사람이냐 묻는다면 자신의 이 한 몸 불사르는 한이 있더라도 끝장을 보고 만다. 혼쇼 사나기, 내가 사람을 너무 과소평가했다. 네가 이걸 해내기에는 역시 무리가 있겠지⋯. 라고 듣는다면 기어코 해내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거다. 언뜻 보면 자신이 하고자 할 일을 결국 다 끝내버리니, 굳은 결의와 인내심이 강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그 행동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침착함이라고는 눈 씻고도 찾아볼 수 없으니 딱 혼쇼 사나기와 어울리지 않던가. 배를 누르면 ‘I love you.’라고 말하는 인형이 있다면 혼쇼 사나기는 자극 한 번 받으면 ‘내가 못 할 줄 알고?’가 튀어나오는 사람이었다.
기타
- 최근 고민
앞머리가 너무 길어서 수업에 방해가 된다.
- 가족 관계
가족 구성원은 부모님과 자신의 형제 한 명. 현재 히노데 마을에서는 조모와 사나기 단둘이서 살고 있다. 마을 상점가 중 남쪽 구석진 곳, 이끼가 잔뜩 끼었으나 볕이 잘 드는 곳에서 아주 작은 ‘모리오쿠(森奥) 책방’을 운영 중. 어렸을 적부터 지금까지 학교 가는 시간을 제외하면 일을 거드는 모습이 잦게 보인다.
- 현 건강 상태: 조금 연약
무슨 연유인지는 몰라도 비가 오면 비가 온다고 삭신이 쑤시고, 날이 추워질 때 즈음이 되면 뼈가 시리다고 종일 앓는다. 앓고 있는 지병이 있거나 병약한 것은 아니지만 쇠약한 체질은 맞는 모양. 안마 봉을 들고 다니는 것 또한 이 탓이다. 오래 앉아 있다 보면 허리가 아프니 자주 안마해주어야 한단다.
- 취미
호불호가 두드러지게 띄는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그 혼쇼 사나기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얼굴이 밝아지는 것이 바로 시. 시를 읽거나 쓰고, 그 의미를 해석하는 것 모두를 좋아하는 모양이다. 스스로는 아니라고 극구부정 중. 단순히 부끄럽다는 이유다.
- 장래희망
이 때문일까? 장래 희망은 생뚱맞은 공무원. 목표는 자체는 이 마을에서 벗어나 돈을 많이 벌어오는 것.
- 사물함
혼쇼 사나기가 유일하게 꺼리는 것이 있다. 바로 자신의 사물함. 자물쇠로 꽁꽁 잠가두고 다니는 것은 기본이요, 누가 교과서 빌려 달라 하면 아주 작게 틈새만 벌려 잽싸게 꺼내주고는 다시 닫아버리고 만다. 시선이 그쪽으로 향해 있거나, 열어보려고 손을 대기라도 하면 소스라치게 놀라 고래고래 비명을 질러버린다고. 하는 꼴이 친구의 메론빵을 먹어버리고 아니, 나는 못 봤는데? 하며 모른 척하는 것과 똑 닮았다.
선관
비공개란
비설
혼쇼 사나기의 형제, 혼쇼 시요
혼쇼 형제에게 사고가 있었다. 중학교가 폐교하기 전, 나이 차 얼마 나지 않았던 혼쇼 형제는 늘 그랬듯 손잡고 사이좋게 등교하다 찰나의 반항심이 생긴다. 우리, 오늘은 학교 가지 말고 놀러 가는 건 어때?
청소년기에는 그럴 수 있다. 살면서 한 번 정도는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던가. 혼쇼 형제는 그 길로 평소의 안온함에서 도망친다. 부글부글 피어오르는 바다의 포말을 세어보기도 하고, 코끝을 비릿한 바닷내음에 맡겨보기도 하고. 바다에 푹 젖은 교복 끝자락을 마을 어른들에게 숨긴 채 기찻길을 건너보기도 한다. 매미가 찌르르 우는 소리에 맞춰 함께 노래를 부르고, 길이 터 있는 산을 오르고, 평화롭게 낮잠 자는 길고양이를 쓰다듬고⋯. 그 찰나의 순간이었다. 길고양이가 다른 사람의 인기척에 놀랐던 것으로 기인한다. 쓰다듬고 있었던 혼쇼 형제 사이로 길고양이가 재빠르게 도망친다. 혼쇼 사나기의 형제인 혼쇼 시요가 그 뒤를 뒤쫓다가 삐끗, 어린아이이므로 균형 감각은 보통의 성인보다 덜할 수밖에 없다. 그대로 혼쇼 시요가 산에서 실족하게 되는 것이 시작이다.
다행히도 나무에 걸리거나, 떨어진 위치가 얼마 높지 않았다는 상황 덕분에 목숨의 존속은 가능했다. 하지만 뼈나 신체가 단단히 굳어지지 않았을 무렵의 시기이고 어찌 되었든 산속에서 실족한 것은 사실이지 않던가. 이 때문에 현재 병원 신세를 지는 중이라는 것이다. 가벼운 부상도 아니며 낙후되어 가고 있는 히노데 마을이기 때문에 더 큰 병원으로 옮겨 치료할 예정⋯⋯ 이 지금까지의 일이겠다.
덧붙이는 말, 심각한 불치병도 아닐 뿐더러 회생 불가능한 상황도 아니다. 그 부상의 규모가 작지는 않다는 것뿐이다. 간혹 상태를 잘 알 수가 없거나 고치기 쉽지 않을 때에는 더 큰 병원을 찾지 않던가. 그런 맥락에 가깝다.
혼쇼 형제의 부모
성인 대부분이 된 아이들은 이 히노데 마을에서 도시로 훌훌 떠나기 마련이지만, 혼쇼 집안은 그 반대이다. 부모는 두 자식의 생활비와 병원비, 훗날 모두 도시로 나가 살 수 있을 만큼의 재정 상황을 마련하기 위해 도쿄에서 혼쇼 형제와 별거 중이다. 많은 돈이 있어야 하는 만큼 혼쇼 사나기까지 돌볼 여력이 되지 않다는 것이 큰 요인, 그를 이해하고 이 히노데 마을에서 조모와 함께 남아 있는 중이다.
규율, 규칙, 규범 절대 엄수
‘그대로 등교했다면 아무 일도 없었을 텐데, 내가 승낙하지만 않았으면 무사했을 텐데.’와 같은 생각은 절대 옳지 않다. 하지만 어린 혼쇼 사나기는 자신의 형제가 눈앞에서 실족하는 모습을 보고 말았는데 얼마나 충격이 크겠는가. 아직 정신적으로 미숙했던 어린아이였고, 원인 돌릴 곳이 없어 자신을 향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정말 딱 한 번의 일탈로 너무나도 큰 폭풍을 맞이해버린 셈이다. 충분히 나을 수 있는 상황임에는 변함없으나 심적 고통과는 별개의 이야기였다.
그러니 그때의 상황을 다시는 반복하고 싶지 않고 혼쇼 사나기는 이 히노데 마을의 사람들이 너무나도 소중했다. 투덜대는 모양새가 두드러져도 태어날 적부터 질리도록 본 아이들인데. 어쩔 수가 없다. 싫다 해도 혼쇼 사나기에서 히노데 마을의 친구들은 이미 고운 정, 미운 정 다든지 오래다. 이에 따라 일어날 일을 방지하고자 규칙과 규범, 규율을 지키는 특성이 강해지게 된다.
시를 왜 좋아하는가? 또한, 왜 그를 두려워 하는가?
조모께서 운영하시는 ‘모리오쿠(森奥) 책방’은 허름해진 만큼 오랜 세월을 자랑한다. 어렸을 때부터 혼쇼 사나기에게서 그 책방은 놀이터와 다름이 없었다. 심심해질 때면 조모가 계신 책방으로 뛰어가 조잘조잘 놀고, 책방으로 놀러 온 41세 옆집의 타케루 씨와 잔뜩 귀여움받고, 눈에 띄는 책을 집어 읽다가 조모 옆에서 잠들기도 하고. 그렇게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를 보내다 우연히 발견한 것이 하나의 시집이었다. 고사리 같은 손가락으로 활자 하나하나를 스쳐 내려가며 눈에 읽어 들인다. 그때다. 가슴께에서 무언가 뭉근하게 끓어오르고, 코모레비 신사로 가는 계단을 잔뜩 올랐을 때와 같은 심장 고동이 울린다. 시와 사랑에 빠진 순간이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는 호쇼 사나기, 자신이 공무원이 되는 것이 바로 순리이고 법칙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혼쇼 집안은 돈이 없어서 부모님과 별거 중이고, 혼쇼 집안은 돈이 없어서 윗형제 조차 다른 병원으로 옮기지도 못하고 있다. 그 돈이 없어서 이 사달이 났는데 난데없이 시에게 시선이 끌리고 만 것이다. 당연하게도 달갑게 느껴질 리가 없다. 가쁘게 뛰는 심장이 불쾌하기만 했다는 쪽에 더 가까웠다는 거다. 밀려오는 이 감정이 깊이를 알 수 없는 밤의 파도와도 같아서 눈을 마주치는 순간 잡아 먹히게 될까 봐 두려웠다. 눈 돌리면 나아질까 싶었으니 혼쇼 사나기에게서는 거리를 두는 것이 최선이었다.
기타
사물함에는 시집 노트가 있다. 남의 시를 필사한 것은 아니고. 저자, 혼쇼 사나기. 그 혼쇼 사나기인데 어떻게 자신이 시를 썼다고 떠벌리고 다닐 수가 있겠는가. 부끄러워 죽겠다는 거다.
성장 후 캐릭터 사망 여부
- 성장 후 사망 설정 희망 여부
O
- 성장 후 캐릭터 사망 사유
이 낭만 가득한 히노데 마을에서 시인이 낭만을 담아내고 싶지 않을 리가 없다. 아무리 눈을 돌리고 존재를 부정해도 소용이 없다. 그곳에 이미 바다는 있었고 파도는 혼쇼 사나기를 향해 비상하고 있는데 어떻게 거스를 수가 있겠나. 그 감정은 하나의 섭리라고도 할 수 있다.
혼쇼 사나기, 고등학생 3학년 졸업 전날. 혼쇼 시요에게 고한다. 정말 미안하다고, 나는 아무래도 꿈을 써 내려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모든 감정이 뒤얽혀 정리도 채 되지 않은 말들을 터트리고 만다. 혼쇼 사나기는 혼쇼 시요에게 너무나도 미안했다. 너를 두고 나 혼자서만 잘살고 있는 것 같아서, 낫게 해주지는 못할망정 혼자 꿈을 꾸려고 들어서, 이런 내가 너무 미워서, 너를 그곳에 두고 혼자 미래로 나아가려고 하는 것만 같아서. 혼쇼 시요가 답한다. 네 잘못이 아니야.
그제서야 혼쇼 사나기는 진정한 의미를 깨닫는다. 삶은 꼭 정해진 레일 위를 걸어가야만 미래에 도달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나아가지 못하게 가로막고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자신이며 비겁한 변명 속에서 눈을 돌리고 있었던 것이라고. 우리는 1초 뒤에 일어날 일조차 예상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자신의 미래까지 통제할 수가 있을까, 혼쇼 사나기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날 실족하게 된 자신의 형제를 구해주지 못했다는 좌절감, 놀란 나머지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는 실망감, 어른이 구조하러 올 때까지 우는 것밖에 하지 않았다는 무력감. 그 죄책감을 혼쇼 시요로 하여금, 참된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을 고해함으로써 내려놓게 된다. 진정으로 꿈을 향해 나아가고 싶었고, 그를 전했으며, 혼쇼 시요를 통해 다시 한 번 벽을 부수고 나아갈 수 있게 된 것이다. 혼죠 사나기는 그날을 기점으로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었다. 밀려오는 바다내음이 간지럽기만 했다.
그때, 혼쇼 시요에게 몸을 맡기던 길고양이가 날아오른다. 어김없이 사람의 손을 탔지만 갑작스러운 굉음에 놀란 모양이었다. 굉음의 근원지는 병원 바로 앞의 난간이었고, 점점 사람이 줄어가는 히노데 마을의 병원이 신설이었을 리도 만무하다. 쇠가 꺾이는 소리와 함께 전체적으로 녹이 슬었든, 정확히 그 난간만이 문제가 발생했든 서 있는 것이 힘들어 잠깐 그곳에 기대고 있던 혼쇼 시요의 몸이 기울고 있던 건 사실이었다. 병원복 차림새로 나온 옷이 나부끼고, 가볍게 나온 슬리퍼가 힘을 잃고 부유한다.
또다시 과거와 반복된다. 하지만 혼쇼 사나기는 성장했다. 혼쇼 사나기가 바로 그 변수인 것이 다행이다. 혼쇼 사나기가 그때의 상황에서 그렇게 행동했으면 더 좋았을걸, 시뮬레이션 돌린 횟수는 감히 세어볼 수가 없을 정도이지 않았던가. 또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던 건 혼쇼 사나기가 그 누구보다도 간절했다. 항상 정갈해야 한다는 교복은 잔뜩 흐트러졌고, 똑같은 길이를 유지하는 리본은 풀린 지 오래다. 뒤축이 구겨지지 않도록 신었던 가죽 구두는 급히 뛰느라 고꾸라졌고, 항상 오른쪽 어깨에 메고 다니던 남색의 가방은 바닥에 팽개쳐진다. 혼쇼 사나기를 이루던 모든 규칙과 체계가 무너지는 순간이다. 하지만 단 하나, 혼쇼 사나기가 몇천 번이고 돌렸던 가상의 예측, 그 시뮬레이션의 규칙성만큼은 지켜지게 되었다고도 할 수 있겠다. 또다시 누군가가 앞에서 떨어진다면 온몸을 내던져 두 팔을 뻗기로 다짐하지 않았나. 생각할 겨를도 없이 온 힘을 다해 난간의 반대편으로 혼쇼 시요를 밀어 떨어지지 않도록 구하는 데에 성공하지만, 그 반동으로 혼쇼 사나기는 몸의 균형을 잃고 병원 근처의 가파른 낭떠러지에서 실족사하게 된다. 밀려오는 바다에 몸을 맡긴다.
- 사망 설정 탈락 시 러닝 여부
O
성장IF
- 사망 전까지의 IF
이 ‘사망 전까지의 IF’란에 적어야 할 부분을 위의 ‘성장 후 캐릭터 사망 사유’와 결합하여 적게 되었습니다. 흐름으로나마 잘 전달 되었으면 좋겠고, 전달되는 쪽도 그편이 더 낫겠다 싶었으므로 죄송스럽게도 IF의 전체적인 흐름은 위를 참고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덧붙이고 싶은 부분은 혼쇼 사나기가 결정적으로 되고 싶었던 꿈은 시(꿈)를 써내려 가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고, 그에 대한 벽은 혼쇼 시요에 대한 죄책감이었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건 해서는 안 될 것이라 섣불리 단정 지어 놓는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해야 할 것은 집안과 가족을 위해서라도 돈을 가능한 한 빨리 모아두는 것, 하고 싶은 꿈을 써내려 가는 건 그를 위해서 접어 두어야 한다. 아래에도 자세히 이야기할 예정이지만 혼쇼 사나기라는 캐릭터로 말하고 싶은 부분은 '자신의 벽에 직면함으로써 그를 깨고 성장함'이기 때문에, 가능한 성장 후~사망 전의 기간에는 자신의 벽에서 회피하고 직면하는 부분을 강조하고 들어가고 싶습니다. 애초에 혼쇼 시요에 대한 죄책감 자체는 혼쇼 사나기의 잘못이 아니었을뿐더러, 정말 혼쇼 사나기를 오랫동안 붙들고 있던 잘못된 믿음 중 하나입니다. 직면하기만 한다면 깨는 것은 어렵지가 않은 셈인 것도 덧붙여두고 싶습니다. UU
과거의 사고와 오버랩 되었으나 (산속 혼쇼 사나기의 눈 앞에서 혼쇼 시요가 실족한 사건) 혼쇼 사나기는 혼쇼 시요에 대한 죄책감, 즉 벽을 부수고 한층 더 성장하게 된 흐름이므로 똑같이 되풀이되지 않고 변하게 되었다⋯ 그런 이야기를 표현하고자 적게 되었습니다.
- 그대로 성장했을 경우의 IF
사망하지 않는다면 애초부터 혼쇼 사나기의 윗형제인 혼쇼 시요를 찾아가 시를 쓰고 싶다고 말하지 않는 방향성이 될 것 같습니다. 아무런 변화도 없이 그대로 시에 대한 갈망을 버리고 꿈도 없이 성장하게 되는 어른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꿈을 그리면 모든 세상이 다채롭게 보인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혼쇼 사나기의 세상은 잿빛으로 가득 차지 않았을까 하고⋯⋯.
혼쇼 사나기가 고교를 졸업하는 대로 도쿄에서 별거하던 부모가 찾아오게 됩니다. 혼쇼 사나기를 히노데 마을에서 도쿄로 데려가는 것으로, 취업에 전념하게 되는 성장 방향성입니다. 별도로 대학은 가지 않고 도쿄에서 학원에 다니며 약 2년 정도의 시험 준비 기간을 거쳐 결국 당당히 공무원 시험에 합격합니다. 근처 구청에서 행정직 공무원으로 근무 중! 혼쇼 시요 또한 히노데 마을의 병원에서 나와 대학 병원으로 이송, 이후 치료를 받으며 재활 중인 상황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상황은 매우 호전되었으며 혼쇼 사나기는 이렇게 살아온 자신에게 만족한 상태입니다.
아직도 시에 대한 욕심이 아른거리고 있으나, 애써 무시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때 시를 쓰지 않길 잘 했다고, 무시하길 잘했으며 이렇게 되는 쪽이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자기 합리화다운 면모가 두드러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흐름이 된 것이 틀렸다고는 할 수 없으며, 정말로 맞는 선택이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세상은 많은 경우의 수가 있으며 모든 게 희망찬대로만 흘러갈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UU 그렇지만 혼쇼 사나기라는 캐릭터에게 있어서 ‘그대로 성장하게 된 IF’에서 중점적으로 드러내고 싶은 요소는 위와 다르게, 벽에 맞부딪히지 못한 채 꿈을 버리고 현실에 순응한 어른입니다. 현실성 없는 소리일 수도 있겠지만 누구나 꿈을 꿉니다. 또한 그 꿈을 이루는 데에 순탄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고요. 그대로 성장하게 된 혼쇼 사나기의 벽은 그대로 ‘혼쇼 시요를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이었으나 이 IF에서는 벽을 맞부닥치지도, 넘으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으므로 다소 부정적인 흐름으로 전개될 것 같습니다.
소소한 설정 IF⋯⋯. 근무지가 도쿄이기 때문에 사는 곳 또한 도쿄입니다. 직장 내에서도 여전히 까다롭고 규율을 과도하게 중시하는 성격 탓에 원만한 인간관계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내 괴롭힘이 있는 것은 아니고, 비즈니스적인 동료가 주변인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가깝게 지내는 친우가 0에 수렴합니다. 자신이 바란 것을 이룬 것도, 꿈을 이룬 것도 아니고 자기 합리화의 연속으로 묘하게 비관적으로 변했습니다. 때때로 이유 모를 공허함과 공허함을 느끼며 일상적인 태도가 간혹 관조적인 뉘앙스가 실려 있습니다.
캐릭터 이입 질문
Q. 졸업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게 뭐야?
A. 도쿄에서 취직하고 부자 되어서 너네 배 아프게 하려고. 옛날부터 이 마을을 벗어나고 싶어서 진절머리가 났어, 아주. 응? 멋들어지게 성공해서 편의점의 당고 소스만 먹고 버리고, 이렇게 날 더운 날에 천 엔 지폐 다섯 장? 다섯 장은 너무 많아? 그럼 세 장. 세 장으로 부채질도 하고, 백 엔 동전으로 공기놀이도 할 거야. 어때? 배 아프냐? 아주 부럽지? 응? 왜 대답이 없어?! 두고 봐라, 성공해서 떳떳하게 돌아올 테니까, 아니! 너희가 먼저 찾게 만들어 준다, 내가. 드그 브르그⋯⋯⋯.
오너란
오너 생년
성인
오너 계정
@JUUSANBYO
안녕, 웃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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