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흠, 글쎄다. (입꼬리 비죽비죽.) 내가 아는 와카미야 마논 씨는 소심했던 것 같은데⋯, 나 지금 다른 사람이랑 이야기하는 중? 아차, 사람 착각했나. (지금은 오리 닮았어. 그렇게 덧붙이더니 톡톡 같이 정리해준다.) 미안, 싫었어? 오랜만에 보니까 주체가 안 되네⋯. (과장스레 손 파르르 떠는 시늉.) 그럼 나랑 대화하는 동안에는 풀고 있으면 안 돼? 내가 다시 묶어줄게. (머리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건 포기하지 못한 모양⋯. 반쯤 농담이었다.) 응, 문어 중에서도 덤보 문어. 그냥, 분위기가 그런 느낌. ⋯전체적인 인상 닮은 걸로 따지면 너⋯, (잠깐 침묵. 꾹⋯ 웃음 참는 소리가 새어 나온다.) ⋯⋯하늘다람쥐 닮았어. (황당⋯) 그 부분에서 대단하다고 감탄하는 거야?! 나 참. 그래, 그래. 너 몇 없는 내 친구도 하고, 나 솔직하게도 만들고, 장하다, 장해. 그런 와카미야에게 선물이라도 줄까? (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도 아니고, (입술 꽉⋯  웃음 꾹⋯) 아, 아니. 새우도 춤출 수 있지. 맞아, 와카미야 천재네. (괜히 들킬까 급히 화제 돌렸다.) 얼씨구? 나 아직 된다고도 안 했는데. 나중에 와카미야나 내가 바빠져서 못 만나고 무산되면 어떡하려고 그래? 혹자는 내가 거절하거나. (그럴 리 있겠나. 혼쇼 사나기에게 있어서 반가운 소식임은 틀림없었다.) 언제 놀게? 이왕이면 동창회 끝나기 전이면 좋겠는데. (가만⋯ 생각에 잠기는 듯.) ⋯지금 놀래? 마을 밖으로 나가지는 못하겠지마는, 추억 회상할 겸, 여기저기 돌아다닐 겸. 역시 안 되나?

 근데 잠깐, 아무리 내가 와카미야 놀리는 걸 재미있어한다지만⋯ 그 의미는 아니니까. (손사래 치더니 짧게 웃는다.) 미래의 '나'에게, 즉 '스스로'에게 쓰는 편지잖아. 너와 내가 동일인은 아니니 쓰지 못한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거야. (휘몰아치는 잔소리에 눈 껌뻑, 껌뻑.) ⋯어쩐지 부모님이 늘어난 기분인데⋯⋯. 밥 잘 챙겨 먹고, 잠은 제대로 자고 있어. 근데, 이건 내가 네게 해야 하는 걱정 아닌가? 와카미야 마논, 밥은 잘 챙겨 먹고 있는지? 잠은 제대로 자고 있고? (잔소리 쏟아지려다가 우뚝. 맞잡은 손 놓지 않고 가만히 바라본다. 뿌리치지만은 않았는데, 이제는 되려 제 쪽에서 세게 붙잡고 있는 꼴이니. 괜스레 미안했다.) ⋯못되게 굴면 놓아버리지. 바보네, 와카미야는. 손해 보는 일 하려고 들고⋯⋯. 뭐 바라거나 이용해 먹지, 꿍꿍이가 있어서 친구 해주지, 차라리. (⋯) 너, 말해버렸으니까 그 말 무르지 마. 나랑 계속 친구해 줘. 약속. (새끼손가락 쭉 내밀었다.)

 ⋯주, 죽을 때까지!? 그렇게까지 부를 이유가 있어⋯⋯?!?! 내, 내가 못 부를 줄 알고⋯⋯⋯!!!!! (⋯⋯.) (⋯!!!!) (⋯⋯⋯⋯.) (합. 지나치게 긴 침묵 이어진다.) ⋯⋯⋯⋯⋯이름으로 불, 불러도 되는 거야⋯? (부끄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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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래가 길어져 부득이하게 외부링크를 첨부합니다. 가독성을 위한 것이므로 편하게 읽어주시길 바라며, 타래 멘션으로 이어주셔도 괜찮습니다. 캐릭터의 말과 행동에 불편했거나 곤란하셨다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좋은 하루되시길 바랍니다!

 

 


 

 (눈동자가 정처 없이 흔들린다. 고민 상담을 빙자하여 궤변을 늘어놓았으나, 이전처럼 저 앞의 이즈미에게 반박할 수 있는 수단도 반론할 수 있는 이견 또한 없었다. 납득했으나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단언할 수 있다.) 그, 그래서 어떻단 말입니까⋯? (꼴사납게 떨린다.) 저는 원래 이런 사람입니다. 이미 신임을 잃었는데  그 집단에 포괄될 수가 있겠습니까? 학생회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면, '학생회가 혼쇼 사나기를 받아들였기 때문이야.' 보다는 '당연히 혼쇼 사나기겠지. 걔 말고 또 누가 있겠어?' 라고 단정짓지 않겠습니까. 설령 제가 그 주체가 아니더라도요. 애, 애초에 인식의 방향을 집단으로 꺾어버린 사람의 잘못이 아닙니까? 나 참, 바보 같습니다. 사실 문제였던 건 저인데 말입니다! (소리치며 스스로 본질을 흐린다. 이즈미의 의도를 이해했음에도 앎으로 직결되지 않는다고 부정한다. 마른기침에 일순 침묵.)

 ⋯아니, 아니다. 이 혼쇼 사나기의 오판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 고민 상담이니, 하소연이니 뭐니 옛날부터 이기적이었네요⋯. 선배가 말한 집단의 무게를 이해하지 못한 건 아닙니다. 제가 속한 곳의 사람들이 걱정되는 건 사실이에요. 그러니 이제는 괜찮아요, 더 이상 어울려주지 않으셔도. 괜히 선배의 이미지까지 실추될까 봐 두렵지 않으냐 묻는다면 저는 대답하지 못합니다. 여태까지 선배를 붙잡아서, 제멋대로 굴어서 죄송했어요. 이젠 안 그럴 테니 안심해주세요. (어떡하지, 역시 아직 철이 든 게 아닐지도 모르겠어요. 뒷걸음질친다. 아주 사소한 실수를 저지른 것처럼 멋쩍은 듯이 웃는다.) 

 하지만요, 반발심을 가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모두가 그를 철저히 지킵니까? 예, 보통의 사람들은 죄를 저지르는 것을 기피하죠. 실제로도 잘 지켜내고 있다고 믿습니다. 범법자가 되고 싶은 사람은 드뭅니다. 그러니 규칙을 부정하지도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응하는 이들이 생겨나는 건 무엇 때문입니까? 옳은 것임을 알고 있음에도 사소한 욕심과 충동, 찰나의 일탈을 참지 못해서 그런 것입니다. 해서는 안 될 걸 알고 있는데! 시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그 의도가 전달되지 않는다면 의미가 있겠습니까. 아,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아요. 저는 시 같은 것이 죽도록 싫은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엇하나 제대로 보려고 하지 않았다. 이성적으로도, 객관적으로도 생각하지 않고 도망치는 데에만 집중한다. 본질과 마주하면 과거부터 행해왔던 것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괴로워서, 앞으로의 불안한 길을 향해 가는 게 무서워서, 그걸 견딜 자신이 없었다.) ⋯선배를 비롯해 남에게 충격을 주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모두가 좋으니까요. 선배도 그렇고, 이 히노데 마을의 아이들도 그렇고 싫어한 적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공격으로 느껴지지만 않으면⋯ 괜찮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비루한 거짓말을 한다.)

 

어쩌면요, 누구도 감히 넘볼 수 없게 된다면 이 상황이 나아지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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